고혈압 치료제가 앗아간 영양소, 아연-고혈압 약과 아연, 대체 무슨 관계일까, 아연이 부족해지면 몸에서 이런 신호가 나타난다, 부족해진 아연, 이렇게 채워주면 좋다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실제로 혈압약은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렵고,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먹는 약이 특정 영양소를 몸에서 조금씩 빼앗아 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아연이다. 아연은 면역력, 상처 회복, 미각, 혈관 건강까지 관여하는 미네랄인데, 혈압약을 오래 복용한 사람일수록 이 아연이 부족해지기 쉽다는 점이 여러 자료에서 확인된다. 오늘은 왜 혈압약이 아연을 부족하게 만드는지, 부족하면 몸에 어떤 신호가 나타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보충하면 좋을지 순서대로 정리해본다.

1. 고혈압 약과 아연, 대체 무슨 관계일까

고혈압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 계열 중 하나가 ACE 억제제, 즉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다. 이 약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안지오텐신Ⅱ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아서 혈관을 이완시키고 혈압을 낮춰주는 원리로 작동한다. 문제는 이 약물이 작용하는 부위, 즉 안지오텐신 전환효소라는 효소 자체가 아연을 필요로 하는 효소라는 점이다. 이 효소는 구조적으로 아연 이온과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데, ACE 억제제가 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아연과도 함께 결합해버리는 특성이 있다. 그 결과 몸속에서 원래 활용되어야 할 아연이 약물과 함께 묶여 소변으로 배출되는 양이 늘어난다. 오래 복용할수록 이런 손실이 누적되기 때문에, 몇 년씩 혈압약을 먹어온 사람이라면 아연 수치가 서서히 낮아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더해 이뇨제 계열의 혈압약도 영향을 준다. 이뇨제는 몸속 나트륨과 수분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나트륨만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연을 포함한 여러 미네랄도 함께 소실된다. 즉 계열이 다른 혈압약이라도 결과적으로 아연 배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당뇨병이나 만성 신장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은 원래도 아연 결핍이 흔한 편인데, 여기에 혈압약까지 더해지면 결핍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아주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눈치채기 어렵다는 점이다. 혈압 수치는 꾸준히 체크하면서도 정작 아연 같은 미량 영양소는 검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결핍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다른 증상으로 알아차리는 일이 많다.

2. 아연이 부족해지면 몸에서 이런 신호가 나타난다

아연 결핍은 하루아침에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기보다, 눈치채기 어려운 작은 변화들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하게 언급되는 것이 미각과 후각의 둔화다. 예전보다 음식 맛이 밋밋하게 느껴지거나 냄새를 잘 못 맡는다면 단순한 컨디션 저하가 아니라 아연 부족 신호일 수 있다. 이는 아연이 미각을 감지하는 세포의 재생과 신경 전달 과정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또한 상처가 나면 회복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는 것도 대표적인 신호다. 아연은 피부 세포의 증식과 콜라겐 합성에 관여하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결핍되면 작은 상처도 잘 아물지 않고 피부가 건조하거나 거칠어지는 변화가 함께 나타나기 쉽다.

면역 기능 저하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아연은 면역세포가 만들어지고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 핵심 미네랄이라, 부족해지면 감기나 각종 감염에 걸리는 빈도가 늘고 회복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나이가 있는 고혈압 환자라면 이런 변화를 그냥 노화 탓으로 넘기기 쉬운데, 실제로는 약물로 인한 아연 결핍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도 손발톱이 잘 부러지거나 흰 반점이 생기는 것,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잘 빠지는 것, 이유 없이 피로감이 지속되는 것, 남성의 경우 성기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것도 아연 결핍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런 증상 하나하나가 곧바로 아연 부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원인일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혈압약을 복용해온 사람이 이런 변화를 여러 개 동시에 겪고 있다면 한 번쯤 혈중 아연 수치를 확인해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특히 아연 결핍 자체가 혈압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서, 혈압 관리를 위해서라도 아연 상태를 챙기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3. 부족해진 아연, 이렇게 채워주면 좋다

가장 먼저 권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음식을 통한 보충이다. 아연이 가장 풍부한 식품으로 꼽히는 것은 굴을 비롯한 조개류인데, 소량만 섭취해도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길 만큼 함량이 높다. 그다음으로는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붉은 살코기가 있고, 여기에 더해 호박씨, 캐슈넛, 아몬드 같은 견과류와 씨앗류도 좋은 급원이 된다. 채식 위주로 식사하는 사람이라면 렌틸콩, 병아리콩 같은 콩류와 귀리, 통밀 같은 통곡물에서도 아연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식물성 식품에는 피트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아연 흡수를 방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동물성 식품보다는 흡수율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콩이나 곡물을 물에 충분히 불리거나 발효시키는 조리법을 활용하면 이 피트산의 영향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식사만으로 보충이 충분치 않다고 느껴진다면 영양제를 고려해볼 수 있는데, 이때는 몇 가지 짚어볼 점이 있다. 우선 아연은 과다 섭취 시 구리 흡수를 방해하거나 메스꺼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서, 무작정 고용량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특히 혈압약을 복용 중이라면 약물과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임의로 아연 보충제를 추가하기보다는 담당 의사나 약사와 상담한 뒤 용량과 복용 시점을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연제를 고를 때는 정제 과정에서 들어가는 화학 부형제가 적고 자연 유래 원료를 쓴 제품인지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약을 오래 복용하고 있다면 정기 검진 때 아연을 비롯한 미량 영양소 수치를 함께 확인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혈압 조절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영양 균형을 함께 챙기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길이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재구성한 것으로, 개인의 복약 및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담당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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